(22년 정기 3회) 정보처리기사 [실기] 합격 후기 및 공부 방법
- 자격명: 정보처리기사
- 국가기술자격
- 회차: 2022년 정기 기사 3회 [실기]
- 시험 일시: 2022.10.16
- 시험 시간: 2시간 30분 (총 150분)
- 시행기관: 한국산업인력공단
- 문제 유형: 주관식 20문제 >> 1문제 당 5점 / 부분점수 있음 (정보처리 실무)
- 검정비: 22,600원
정보처리기사 실기, 필기보다 더 어렵다면서?
필기시험에 합격한 7월 10일부터 실기 시험까지 대략 3개월이 남았다. "한 번에 필기에 합격했으니 실기도 큰 문제없겠지"라며 넉넉한 기간을 즐기기로 했다. 어차피 실기 시험 범위도 필기 범위와 곂칠테니 '약간'의 복습만 하면 되지 않을까 여유를 가졌다. 물론 인터넷상 경험자들의 조언은 달랐다. 필기보다 실기의 난이도가 더 높다는 게 그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 파트' 공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고성 발언들을 볼 수록 겁이 났다. 하지만 정작 공부는 시작하지 않았다. 아직 많이 남은 시간과 막연하단 이유로 미뤘기 때문이다.
실기 공부는 뒷전에 미루고 'Do it! 자바 완전 정복'이란 교재를 구해서 Java 프로그래밍 언어를 새롭게 학습했다. 그러다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려 일주일을 날리기도 하고, 이것 저것 기웃거리며 다양하게 공부를 했다. 이 와중에 정보처리기사 실기 시험은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의 느긋함은 사라지고 초조함이 생겼다. 빨리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면의 외침에도 애써 무시했다. 무엇보다 8월 말에 '프로그래머스 부트캠프' 모집 공고가 떴고 이를 위한 코딩 테스트를 준비했다. 지원 자소서를 작성하고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정보처리기사 실기 접수 기간인 것도 잊어버렸다. 다행히 마감 전날 깨달아 겨우 접수를 완료했다. 이제 시험까지 거의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9월 20일, 준비한 프로그래머스 부트캠프 코딩 테스트를 보곤 난 뒤 3일째 되는 날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탈락의 충격은 컸다. 무력감에 모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노력해도 되지 않는 걸까? 자존감이 절벽 아래로 뚝 떨어졌고 방황이 시작됐다. 9월 21일, 22일 .. 하루하루 의미 없이 지나갔다. 결국 9월 28일. 마음을 다 잡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시험까지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니 너무 막막했다. 실기 시험은 '주관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념 인지와 더불어 해당 단어까지 암기가 필요했다. 더불어 프로그래밍 언어(Java, C, Pyhon, SQL)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추세도 부담이었다.
필기시험은 기출문제만 외우면 됐던 반면, 실기는 지엽적인 문제까지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아예 교재 1권을 공부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고, '수제비 2022 정보처리기사 실기' 책을 구매했다.
첫 장을 펼치니 외워야 하는 개념들이 벌써 수두룩했다. '소프트웨어 생명주기 모델',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종류', '애자일 방법론 유형' 등등 온갖 단어들이 난무해 기가 죽었다.
"이 모든 것들을 다 외워야 한다고??"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회피가 능사가 아니었기에 아이패드를 열어 필기를 시작했다. 필기는 '필기시험' 때와 유사하게 키워드와 간략한 설명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절대적인 공부량이 필요했다. 첫 공부를 시험 3주 전에 시작했던 만큼 하루에 교재 두 챕터 분량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총 12 챕터로 이뤄져 있으니 6일, 즉 일주일에 1 회독을 한다는 의미인데 가능할지 걱정도 됐다. 일단 시작한 만큼 독하게 각오를 다졌다.
내가 공부한 방법
학습의 주 교재는 '수제비 2022 정보처리기사 실기' 책이었다.
[ 수제비 2022 정보처리기사 실기 ]
2022 수제비 정보처리기사 실기 1권+2권 합본세트 | NCS 정보처리기술사 연구회 - 교보문고
2022 수제비 정보처리기사 실기 1권+2권 합본세트 | 〈이 책의 특징〉 - NCS 기반으로 재구성한 합격비법서 - NCS 기반 반영 문제(예상문제, 단원종합문제, 모의고사, 2021년 기출문제) 수록 - 2022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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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명한 교재는 '이기적'과 '수제비' 시리즈가 있다. 이중 수제비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정보처리기사 수제비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잘되어 있다는 점과 비전공자에게 조금 더 친화적이란 평가를 봤기 때문이다. 이기적 교재를 보진 못했지만, 수제비 교재에서 특별히 나쁜 점은 없었다.
하루에 챕터 2개씩 공부하면서 중요한 키워드를 노트에 바로 정리했다.
< 1 회독 >
- 9월 28일 (ch1. 요구사항 확인 / ch2. 화면 설계) : 5시간 46분
- 9월 29일 (ch3. 데이터 입출력 구현 / ch4. 통합 구현) : 5시간 1분
- 9월 30일 (ch5. 인터페이스 구현 / ch6.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 5시간 43분
- 10월 1 ~ 3일 (ch.7 SQL 응용 / ch8. 서버 프로그램 구현) : 6시간 8분
- 10월 4일 (ch.9 소프트웨어 개발 보안 구축 / ch10.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관리) : 6시간 5분
- 10월 5일 (ch.11 응용 SW 기초 기술 활용 / ch12. 제품 소프트웨어 패키징) : 4시간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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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독을 완료하니 비로소 안개가 걷히고 전체적인 모습이 보였다. 각 영역에서 중요한 개념과 용어가 무엇이 있는지 파악했고,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총 2권 분량인 실기 책에서 중요 키워드만 뽑으니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공부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단어를 외우기란 불가능했기에 필기 때 봤던 개념과 빈출 어휘 위주로 정리했다. 정보처리기사의 각 범위는 서로 연계되어 있다. 전 챕터에서 나왔던 용어가 다른 파트에서 다시 등장한다. 그래서 자주 보이는 개념은 꼭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 기출문제 풀기 >
- 10월 6일 (수제비 교재 기출문제 21년 1, 2, 3회) : 1시간 13분
수제비 교재 뒤에 21년 1, 2, 3회 기출문제가 수록되어 있다. 각 챕터마다 해당 범위의 기출문제로 이미 등장했기에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풀면서 복습이 됐다.
< 2 회독 >
- 10월 10일 (요구사항 확인 / 화면 설계 / 데이터 입출력 구현 / 통합 구현) : 3시간 54분
- 10월 11일 (인터페이스 구현 /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 SQL 응용 / 서버 프로그램 구현) : 4시간 26분
- 10월 12일 (소프트웨어 개발 보안 구축 /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관리 / 응용 SW 기초 기술 활용 / 제품 소프트웨어 패키징) : 4시간 58분
당연히 1번만 봐선 암기가 불가능했다. 주관식 문제이기 때문에 철자 하나라도 틀리면 오답이라 훨씬 꼼꼼히 암기를 해야 했다. 2 회독 땐 하루 4개의 챕터를 복습했다. 정리해 놓은 노트를 가지고 이해보단 암기에 신경을 썼다. 진행하면서도 나중에 까먹진 않을까 걱정을 했다.
< 3 회독 >
- 10월 13일 ( 1, 2, 3, 4, 5, 6 챕터 복습 / 두음 표기 정리) : 6시간 10분
- 10월 14일 ( 7, 8, 9, 10, 11, 12 챕터 복습 / 두음 표기 정리) : 6시간 10분
2 회독까지 완료해도 시험장에 갔을 때 원하는 키워드가 떠오르지 않을까 봐 불안했다. 그래서 3 회독까지 결심했다. 하루 6개 챕터의 복습과 더불어 두음 표기로 개념들을 따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트랜잭션의 특성은 '원일고지(원자성 / 일관성 / 고립성 / 지속성)', UI 설계 원칙은 '직유학유(직관성 / 유연성 / 학습성 / 유효성)' 처럼 말이다. 시험 당일 시험장까지 가는 길에 복습하는 콘텐츠로도 활용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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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회독 >
- 10월 15일 ( 1, 2, 3, 4, 5, 6, 7, 8, 9, 10, 11, 12 챕터 )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들을 총 복습하면서 단어를 암기했다.
[ 흥달쌤 유튜브 무료 강의 ]
흥달쌤
흥달쌤과 함께하는 IT 채널입니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관련된 강의와, JAVA 특강, C언어 특강 등이 진행됩니다. 앞으로 진행 예정인 동영상은 IT 관련된 이야기 전산직 문제풀이 군무원 전산직
www.youtube.com
필기 공부 당시 도움을 받았던 유튜브 채널이다. 이번 실기 준비에도 유용하게 이용했는데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유독 C 와 Python 이 낯설었는데 C 의 포인터 개념은 아직도 헷갈린다. 프로그래밍 언어 문제 수준이 점점 상향되고 있다지만 당시만해도 기출문제를 보면 기본 문법 수준으로 괜찮아 보였다. 다행히 Java 공부를 계속해와서 제어문, 반복문처럼 기본적인 문법은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C 와 Python 만의 특이한 문법은 따로 익힐 필요가 있었는데 흥달쌤의 영상에서 배울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뿐만 아니라 SQL , 기타 개념들을 정리하는데 아주 좋았다. 필기 범위였던 '페이지 교체 알고리즘', '스케줄링 기법 공식' 등도 혹시 몰라서 다시 찾아봤다. 기출문제 풀이 영상도 제공됐는데 복습 자료로 아주 훌륭했다. 현재 유료 강의를 개설했지만, 나는 유튜브에 있는 무료 강의만으로도 충분했다.
[ 수제비 네이버 카페 ]
수제비 교재를 만든 집필진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다. 많은 후기를 보면 수제비 카페의 '데일리 문제'와 '족보 모의고사'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나는 데일리 문제를 보지 않았다. 다만 족보 모의고사를 다운로드하여서 시험 전날 복습용으로 풀었다. 총 5개의 족보 문제 세트를 풀었는데 모두 합격점수가 나와서 안심이 됐다.
나의 수제비 네이버 카페 주 용도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의 동향(?)을 살피는 것이었다. 카페에 들어가면 수제비 찬양 글들이 많다. 하지만 나처럼 해당 카페를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수는 아니라고 본다.
실기 학습량의 95%는 수제비 실기 책 단 한 권으로 커버했다. 이해가 안 되는 개념이 나오면 구글링 또는 유튜브에서 검색했다. 유튜브 영상에서 좋은 강의들이 많으니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필기시험 후기 때와 마찬가지로 실기 공부를 정리한 노트를 업로드한다.
공부에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실기 시험공부를 위해서 총 66시간 52분 사용!!
시험 후기
대망의 시험날이 밝았다.
전날 새벽 늦게 잠에 들어 4시간이란 짧은 수면을 끝으로 오전 7시에 기상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만들어 놓은 두음 정리 노트를 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딱 범위에 맞게 시험장에 도착했다.
시험지를 받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과연 내가 아는 개념들이 얼마나 나왔을까? 설렘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는데.... 이럴 수가! 첫 문제부터 프로그래밍이었다. C 언어로 구현된 '지뢰 찾기'의 결괏값을 맞히는 문제. 코드를 보니 굉장히 복잡해 보였다. 기출문제에서 봐온 프로그래밍 문제와 차원이 달라 굉장히 놀랬다. 하지만 침착해야 했기에 차근차근 디버깅한다는 마음으로 코드를 탐색했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추적이 불가능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중첩된 for 문을 탐색해 나갔다. 그렇게 1번 문제에서 약 45분을 소비했다. 결국 중간부터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서 지금까지 찾은 정보를 이용해 꼼수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지뢰 위치를 코드가 아닌 눈으로 찾자! 지문에 표현된 지뢰의 개수를 눈으로 세서 답안지에 적었다. 함정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풀어도 되나 걱정도 됐다. 그러나 1번 문제에 계속 머무를 순 없었다. 첫 문제에 거의 50분을 할애하고서야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 처음부터 진이 다 빠졌다...
2022년 제3회 정보처리기사 실기 1번 지뢰찾기 문제 재구성 - 정답 및 해설
*수제비 복원 - 기출문제 - [2022년 제3회 정보처리기사 실기 복원 문제] 1번 문항을 토대로 재구성한 문제입니다. *본 문제는 2022년도 제3회 정보처리기사 1번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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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카페에 올라온 1번 문제 복원)
2022년 3회 실기시험에서 프로그래밍 문제는 6개가 출제됐다. 추가로 SQL 문제 2개를 합치면 총 8개로 절반 가까이 나온 것이다. 이젠 정말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합격이 어려운 시험이 됐다.
과거 SQLD 시험 준비와 틈틈이 복습해둔 덕에 DB 파트와 SQL 은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기본적인 문제가 출제됐다. 하지만 다른 문제에선 매우 당혹스러웠다.
굉장히 많은 디자인 패턴 종류가 있다. 해당 종류들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게 실무에서 중요할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험 문제로 출제될 수 있기 때문에 '생성 패턴', '구조 패턴', '행위 패턴'에 어떤 패턴들이 속해있는지 종류들만 외웠다. "에이 설마 구체적으로 특정 패턴을 묻겠어?"... 그리곤 설마가 사람 잡았다. 특정 패턴에 대한 설명을 읽고 어떤 패턴인지 묻는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아오 진짜...
또 바로 직전인 2회 실기시험에서 서브넷 마스크 계산 문제가 출제됐다. 이미 한번 출제됐으니 이번엔 안 나오겠지...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출제가 됐다. 지난 시험 때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틀려서 변별력에 좋다는 걸 알았나 보다. 그래도 너무 했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외에도 2020년 기출문제에선 보지 못했던 보안 솔루션, 형상관리 도구 종류, 보안 기술, 인증 기능이 나를 괴롭혔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애매한 영역에서 출제된 것이다. 또 기본 개념이라도 문제 설명을 어렵게 한다거나 UML 도식으로 표현해서 헷갈리게 만들었다. 확실히 보통 난이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흘러 중도 퇴실이 가능한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갔다. 나는 보고 또 보면서 이중 삼중으로 확인했다. 오타가 있는지, 문제의 요구를 잘 충족했는지 침착하게 시간을 썼다. 모호한 답을 고민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교실에는 나 혼자만 남아서 두 감독관은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부담이 됐지만 어디선가 봤던 문구가 떠올랐다. "그들은 내 시험 점수를 책임지지 않는다. 얼굴에 철판을 깔아라!"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시험 종료 20분 전에 답안지를 제출했다.
밖으로 나와 핸드폰으로 수제비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니 이미 시험을 치고 나온 사람들의 경험담이 줄지어 올라왔다.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과반이었다. 그리고 가채점을 위해 답안지 복원이 이뤄졌는데 정작 내가 어떤 답을 작성했는지 기억이 안 났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 무엇을 썼지?" 확신이 없어 정확한 가채점이 불가능했다. 정답이 확실한 점수는 60점을 넘지 못했고, 결국 부분 점수 혹은 정답일지도 모르는 문항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추정컨데 58 ~ 62점으로 정말 아슬아슬한 범위 같았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결과 발표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합격, 그리고 이후
발표날 아침에 일어나 자동적으로 카카오톡을 켜니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메시지를 보낸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미리 보기 화면에서 '합격'이란 단어를 봤다.
" 헉! "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마음의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결과를 확인했다. 끝까지 합격 여부가 불확실했지만 결국 합격으로 이번 시험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침대에 누운 채로 만세를 외쳤다.
과연 점수는 몇 점일까. 턱걸이로 60점? 혹시 62점?
" 헉! "
놀랍게도 66점이 나왔다. 예상보다 높은 점수에 두 번 놀랐다.
이렇게 2022년 3회 필기, 실기 동회차 시험을 모두 합격함으로써 정보처리기사 자격을 취득했다.
누군가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이 불필요하다며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기를 조언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해당 자격증의 가치가 다를 것이다. 나는 정보처리기사 자격검정에 도전하면서 유용한 배움을 얻었다.
일단 개발 프로세서의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엔 단순히 코딩을 통해 프로그램을 만들면 될 줄 알았지만, 이젠 요구사항 분석부터 테스트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지킬 수 있어야 함을 안다. 구현 못지않게 분석과 설계 단계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
각각의 개념들의 연계도 좋았다. SQLD 시험 당시 익혔던 DB 지식들이 다양한 영역들과 조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초반엔 소 귀에 경 읽는 것처럼 너무 생소한 네트워크 영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넓어지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도 커졌다. 또한 정보처리기사를 공부하며 익혔던 용어들이 다른 공부 과정에서 등장할 때 학습 효과가 향상되는 효과가 생겼다.
올해 초, IT 자격증 취득을 위해 SQLD와 정보처리기사를 목표로 삼았다. 기초 지식이 없던 나에겐 모두 버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결국 둘 다 합격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했다. 두려웠던 과거를 회상하면 지금의 모든 것이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조언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프로그래밍 언어" 이다. 이제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빼놓곤 절대 합격할 수 없다. 비전공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으려는 출제위원들의 의도가 문제에서 엿보인다. 그리고 그 난이도가 갈수록 올라가는 것 같다. 이번 시험만 봐도 제어문, 반복문의 개념을 아는지 정도를 넘어서서 "해당 알고리즘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뢰 찾기 문제를 제외하고도 손수 계산하면 수백 번 반복을 해야 하는 문제가 등장해서 어떤 패턴이 존재하는가를 파악해야만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될지 모르니 프로그래밍 언어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될 것 같다.
필기와 다르게 실기 공부는 교재 한 권을 푸는 것을 권장한다. 필기는 문제은행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CBT 기출문제만 공부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실기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20문제(프로그래밍 문제를 제외하면 10문제 정도만) 출제되기 때문에 지엽적인 개념도 알아야 한다.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교재를 1 회독 한 뒤, 중요 개념 위주로 반복 학습하길 바란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디테일한 지식까지 파고들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버전 관리 툴의 종류를 묻는 문제가 이번에 출제됐다. 단순히 버전 관리 툴이 CVS라는 것만 알고 있다면 오답이 되겠지만, 어떤 종류들이 있는지 한 번 이상 봤더라면 '보기'가 있을 때 정답 확률이 크게 오를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유료 강의는 필수가 아니다. 처음 공부할 때 막막함으로 유료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혼자서도 충분히 딸 수 있는 자격증이니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 처음만 힘들지 조금만 해보면 금세 적응이 될 것이다.
나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과 SQL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3주 정도 공부했지만 아예 제로 베이스라면 해당 영역에 더 큰 시간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프로그래밍, SQL 공부를 꾸준히 한다면 분명히 큰 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험에서 "꼼꼼하게 체크, 또 체크!!" 해야 한다. 주관식이기 때문에 작은 오타 하나로도 오답 처리가 될 수 있다. 특히 문제에서 요구한 대로 정답을 적지 않아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정답을 '번호'로 작성하라는 문제에 '기호'를 적는 등 사소한 실수가 종종 등장한다. 불합격 경우를 보면 57 ~ 59점이 많은데 한 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됨으로 신중하게 풀어야 한다.